‘가을야구’ 희망 키워
멋진 승부는 팬을 흥분시킨다.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롯데 강민호가 연장 10회 결승타로 승부를 결정짓자 롯데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롯데는 8월 거둔 12승 중 9경기를 막판 뒤집기로 승리를 따냈다. 롯데 제공
롯데는 17일 넥센과의 방문경기에서 7회까지 2-3으로 끌려가다 8회 3점을 뽑아내며 5-3으로 역전승했다. 다음 날에도 12회 연장 접전 끝에 막판 전준우 등의 적시타로 얻은 4점에 힘입어 8-5 짜릿한 연장전 승리를 맛봤다. 롯데는 이달 초만 해도 5위 넥센에 6경기나 뒤진 7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8월에 포기할 줄 모르는 끈끈한 팀 컬러가 살아나면서 어느새 5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8월 들어 20일까지 롯데가 거둔 12승 가운데 75%인 9승이 뒤집기 승리다. 이 중 9회 정규이닝 기준 역전승은 6번이다. 시즌 전체로는 36경기를 역전승으로 장식해 이 부문 1위다.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KIA의 시즌 역전승(33경기)보다 많다.
후반기 득점 1위(28점)를 기록하고 있는 손아섭의 불방망이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손아섭은 이 기간에 이대호와 함께 홈런 7개로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 6, 7월 극심한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던 최준석이 8월 1군으로 복귀한 뒤 타율을 0.387(8월)로 끌어올린 것도 큰 힘이 됐다. 최준석은 최근 넥센과의 2연전에서 결승타와 동점타를 연이어 뽑아내는 등 간판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후반기 팀의 1점 차 승리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불펜진의 힘이 강해진 데다 최준석 등 거포의 한 방이 적시에 터져주고 있다”며 “전술 구사 능력이 뛰어난 나경민 등의 대주자들도 제 몫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