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미 버지니아주 ‘애틀리’ 소프트볼팀 12∼14세 여자선수들도 값비싼 교훈을 얻었다. 모바일 메신저에 올린 사진 한 장 때문에 대회 탈락의 징계를 받은 것이다. 방문경기에서 텃세를 부린 홈팀을 이긴 뒤 동료끼리 들뜬 기분에 찍은 ‘손가락 욕’ 사진을 올린 게 화근이다. 주최 측은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며 중한 처벌을 내렸다. 어린 선수들이 별생각 없이 올린 사진으로 낙인찍혀 장차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높게 됐다. 미국에서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드는 것은 큰 욕이다. 사람을 가리킬 때도 가급적 손가락은 안 쓰는 게 좋다.
▷남의 나라 얘기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막말 성희롱 사이버폭력이 확산되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셜미디어가 젊은 세대에게 지뢰밭이라고 했다. 구직자의 SNS 계정을 들여다보는 기업이 많아져 과거 부주의한 사용이 취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경우도 있다. 2013년 독일의 여고생은 방학 알바를 위해 미국에 가면서 ‘친지 방문’으로 둘러댔다. 하지만 그의 페북을 검색한 출입국 담당자가 이 사실을 알고 추방했다. 소셜미디어는 나만의 일기장이 아니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