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도도/선푸위 지음·허유영 옮김/276쪽·1만4800원·추수밭
서양에서 흔히 통용되는 이 숙어는 ‘잃어버린 모든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의미를 표현할 때 사용된다. 17세기 초반까지 아프리카의 모리셔스에서 서식한 도도새는 30m 넘게 자라며 자연림의 어머니 역할을 했던 ‘칼바리아 나무’의 단단한 씨앗을 유일하게 먹고 배설해 나무를 번창시키는 등 생태계에 없어선 안 될 고리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단백질이 풍부하고, 쉽게 사냥할 수 있는 이 새를 인간들이 놔둘 리가 없었다. 결국 도도새는 1681년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쳤다. 수백만 그루에 달했던 칼바리아 나무도 현재 13그루밖에 남지 않았다.
20세기 초 뉴질랜드를 방문한 영국의 왕세자 요크 공에게 마오리족 원주민들이 불혹주머니찌르레기의 깃털을 선물했다. 이후 유럽 전역에 깃털이 유행처럼 퍼지자 이 새는 1907년 멸종해 버렸다. 1813년 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여행비둘기’는 약 50억 마리로 당시 전 세계 인구의 약 5.5배에 달했다. 하지만 예쁜 깃털을 노린 사냥꾼들의 경쟁으로 인해 1914년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해외 동물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지만 백두산 호랑이, 독도의 물개 등 우리나라 역시 수없이 많은 동물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책의 내용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