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아이들 없는 낮, 우울해 홀짝홀짝… 알코올질환 여성비율 20% 첫 돌파
A 씨처럼 혼자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이른바 ‘키친 드링킹’이 중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국내 알코올질환자 중 여성의 비율이 집계 시작(2004년) 이래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알코올의존 등 관련 정신·행동 장애로 병원을 찾은 7만5356명 중 여성 환자가 1만5974명(21.2%)이었다고 9일 밝혔다. 최근 5년간 남성 환자는 5.1% 줄었지만 여성은 오히려 7.3% 늘어 정반대의 경향을 보였다. 특히 50대 여성 환자가 급증했다.
여름엔 여성 알코올질환자가 더 늘어난다. 최근 3년간 월평균 여성 알코올질환자는 7월 8322명으로 겨울(12∼2월) 평균(7661명)보다 8.6% 많았다. 전문가들은 더위 탓에 음주량이 늘면서 숨어 있던 문제 행동이 겉으로 나타나는 걸로 봤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성은 술을 조금씩 오랜 기간 마시고 취해도 폭력을 저지르는 경우가 드물어 병·의원을 찾았을 땐 이미 중증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