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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경영의 지혜]인력 감축은 구조조정 최후단계서 고려돼야

입력 | 2017-06-29 03:00:00


실리콘밸리가 주목하는 혁신 기업가 피터 디아만디스는 그의 저서 ‘볼드(Bold)’에서 코닥의 파산 사례를 다루며 흥미로운 주장을 펼쳤다. 덩치가 크고 느려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못해 결국 파산한 코닥과 달리, 2000년 이후 인터넷과 모바일에 적응한 작은 개인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성장해 기존 거대 기업들을 위협하게 됐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가 인스타그램이다. 이 회사는 코닥이 파산했던 때와 같은 해인 2012년 페이스북에 매각됐다. 당시 직원 수는 13명에 불과했지만 페이스북은 이 회사를 무려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디아만디스는 이처럼 소행성급 파괴력을 지닌 현재의 변혁이 ‘기하급수 기술’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기하급수 기술은 전통적인 기존 기업들에 극한 환경을 급격히 조성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구조조정은 인력 감축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사실 인력을 줄이는 건 구조조정의 최후 단계에서 고려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 비용 또한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증가한다. 기업뿐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커다란 상처로 남는다. 따라서 인력 구조조정은 무엇보다 투명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3단계의 접근법을 거쳐 진행돼야 한다.

첫 번째 단계는 근로자의 입장을 고려해 구조조정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즉, 장기적인 관점에서 근로자의 커리어를 개발하고 근로자가 해고됐을 때 다른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는 지역사회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기업과 지역사회는 하나의 공동 생태계를 조성해 근로자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인력 재배치와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 계획을 함께 세워야 한다.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은 단지 기업에만 있지 않다. 기업과 개인은 물론 지역사회, 국가가 같이 고민해 장기적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만현 시그니엄 한국법인 대표 mhan6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