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슬럼프 이어지자 심기일전… “전성기 때처럼 잘 치고 싶다” 등장곡 1999년 쓰던 노래로 바꿔… 24일 ‘987일 만의 연타석대포’
이승엽이 24일 대구 한화전에서 0-1로 뒤지던 2회 1사 상황에서 동점을 만드는 솔로포를 날리는 모습. 이승엽은 3회 4번 타자 러프의 만루홈런 뒤 백투백홈런을 더하며 올 시즌 첫 번째, 개인 통산 27번째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삼성 제공
1999년 프로야구 최초로 50홈런을 돌파한 뒤 포효하고 있는 이승엽. 동아일보DB
세이버메트릭스의 시대를 연 빌 제임스가 수천 명의 타자 기록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그린 ‘타자의 노화곡선’을 보면 타자들의 성적은 평균 27, 28세에 정점으로 올라갔다 32세 이후 급격히 떨어진다.
하지만 ‘이승엽’이라는 데이터는 그 모든 평균치를 비웃고 있다. 1999년, 지나치게 이른 시기인 22세에 정점을 찍고도 이승엽은 1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중요한 순간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중심 타자다.
이승엽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뒤에야 “그동안 내가 팀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비참했다. 오히려 안 나가는 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닐까란 고민도 했었다”며 “(페스티벌) 노래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사람만 바뀌었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시즌마저도 스스로를 자신의 최전성기에 비춰 보는 선수. 이승엽이 이미 전설이 되기에 충분한 이유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