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치원버스 참사로 본 국내 실태
경찰이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통학차량 안전 상태를 점검하는 모습.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그는 2015년 5월 음주운전 삼진아웃(음주운전 3회 적발로 인한 면허 취소)에 걸려 2년간 면허 취득이 제한된 상태였다. 하지만 올 2월부터 아내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통학버스 운전사로 일했다.
경찰청은 운전사 자격 명문화를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섰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선 운전사의 전염성 질병, 아동학대 전력 등을 확인하고 매년 신체검사 등을 실시한다. 경찰은 통학차량 운전자격증이 어린이 안전을 위한 채찍뿐 아니라 당근 역할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학차량 운전사 중에는 수익이 월 100만 원도 안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은 다른 시설의 운전업무를 병행하면서 시간에 쫓기고 피로가 누적돼 안전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격증제는 어린이 안전을 책임지게 하는 가장 강력한 안전대책”이라며 “자격증 보유 운전사에게 충분한 임금을 보장하는 등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자격증 도입을 위한 ‘어린이통학버스 안전강화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월 사망사고 같은 중대 교통사고 경력자의 취업을 제한하고 통학버스 안전운행을 위한 운영비 일부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학원 단체들도 운영비 지원 등을 전제로 자격증 제도 도입에 긍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허억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교수는 “통학차량 관련 제도는 규제가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