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獨 모디 “우린 운명적 상대”… 메르켈 “FTA 추진 환영” 화답 中-印 앙숙관계가 변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비판하면서 “유럽 운명은 유럽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중국뿐 아니라 인도를 상대로도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 주목된다. 인도와 중국은 모두 독일이 미국 대신 찾고 있는 새로운 동맹 후보이지만 정작 중국과 인도는 서로 으르렁거리는 사이다.
3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독일과 인도 간의 정상회담이 전날(30일) 열린 사실을 전하며 메르켈 총리가 미국 아닌 다른 곳에서 동맹을 찾고 있던 터에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우정을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메르켈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유럽이 새로운 동맹을 찾아야 한다”며 “다른 국가에 완전히 의존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모디는 메르켈에게 “우리는 운명적 상대”라고 말하면서 미소를 지어 눈길을 끌었다. 모디 는 “인도와 독일 간 관계 발전의 속도가 빠르고 방향이 긍정적이며 목적이 분명하다”며 “독일은 힘 있고 준비된, 능력 있는 파트너로서 인도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자관계든 인도주의 문제든, 지역 또는 글로벌 이슈든 메르켈 총리와의 모든 협의는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인도는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불참했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추진하면서 인도와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과 인도 사이의 군사적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31일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중국 해군이 인도양에서 처음으로 해상의 목표물을 대상으로 실탄 발포 훈련을 실시했다. 이는 인도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