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Q 에드워드 왕 지음/김병순 옮김/416쪽·2만2000원·따비
홍콩 스탠리마켓에 진열된 젓가락과 젓가락받침, 그릇들. 따비 제공
중국계 미국인 학자인 Q 에드워드 왕 로언대 교수는 이 책에서 젓가락의 역사를 추적한다. 중국 장쑤 성에서 발굴된, 최초의 젓가락으로 보이는 가느다란 뼈막대들은 기원전 6600년∼기원전 550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식사 도구라기보다는 조리 도구에 가까웠던 이 막대들은, 쌀쌀하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음식을 뜨겁게 끓여 먹었던 중국인의 음식 문화에 따른 것이었다.
저자는 ‘젓가락 문화권’인 한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의 젓가락 쓰임새를 살펴본다. 중국에선 국수와 만두 같은 음식이 대유행을 하면서 젓가락이 주된 식사 도구로 자리 잡았지만, 한국의 경우 젓가락 문화권 중 유일하게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주된 식사 도구로 사용한다. 한 상에 많은 음식을 차려놓고 여러 사람이 함께 먹는 중국의 경우 젓가락의 길이가 25cm 이상으로 길지만, 개별 식사 방식을 선호하는 일본은 젓가락의 길이가 짧다. 저자는 젓가락이 갖는 문학적 상징과 함께 상아 젓가락은 사치와 방탕, 금 젓가락은 강직하고 곧은 성격 등 재질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 이야기도 들려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