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 콘서트 직후 심경 토로 “내 노래 들려주고 그쪽 생각 물을것… 사법적 판단 원하면 법정투쟁 불사”
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 가수 전인권과 전인권밴드. 전인권은 “17일경 독일로 떠나 표절 의혹과 관련된 현지 밴드(블랙 푀스)를 만날 계획”이라고 본보에 밝혔다. 솔트이노베이션 제공
전인권은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지지 발언에 이어 자작곡 ‘걱정 말아요 그대’ 표절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독일로 가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블랙 푀스와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표절 인정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전인권은 이날 “절대 아니다. 끝까지 다퉈 표절이 아님을 인정받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 티켓은 아직 안 끊었고 블랙 푀스와도 직접 연락을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알고 지내는 ‘막스’라는 독일의 젊은 음악인이 (블랙 푀스와) 나를 연결해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전인권 측에 따르면 안 후보 측의 한 인사가 공연장에 찾아왔다. 이 인사는 꽃을 직접 전하며 그에게 인사하려 했지만 전인권 측이 정중히 고사해 대기실 밖에서 관계자를 통해 꽃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3시간 동안 이어진 콘서트에서 전인권의 가창과 밴드의 연주는 흔들림 없었다. 그는 정장 왼쪽 깃에 노란 리본을 달고 나와 밥 딜런의 ‘Blowin‘ in the Wind’를 첫 곡으로 불렀다.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에 ‘미인’을 섞어 무려 10분간 열창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전인권밴드의 기타리스트는 신중현의 차남인 신윤철이다.
게스트로 나온 기타리스트 이병우와 존 레넌의 ‘Imagine’을 협연한 뒤 전인권은 “양심 있어요, 저”라고 한 뒤 “양심보다 아티스트는 미치는 것, 미치는 것 보고 싶잖아요. 내가 지금 이 얘기를 적당한 때 했는지, 적당한 때 안 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맞죠?”라고 말했다.
앙코르 마지막 곡으로는 로드 스튜어트의 ‘Sailing’을 부르며 “저희들은 새로운 마음으로 항해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 ‘사랑한 후에’ ‘돌고, 돌고, 돌고’ 등 대표곡을 거의 다 했지만 반드시 부르는 곡 ‘행진’을 뺀 것은 의외였다. 전인권 측은 “공연이 너무 길어져 시간 관계상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