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누군가로부터 육두문자로 시작한 이메일을 받았다.
“국정 지도자가 국가 간 합의를 했으면 그걸로 족한 거지. 넌 언제 죽어도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과의 인터뷰집을 출간한 일본인 저널리스트와의 인터뷰 기사에 대한 항의 메일이었다. 그 저널리스트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므로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작가의 명성만 생각해 톱기사 후보로 올려놓은 무심함을 팀원들이 깨우쳐줬다. 2014년 9월 시오노 나나미는 월간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 기고문에서 “네덜란드 여성을 일본군 위안부로 삼았다는 얘기가 퍼지면 유럽과 미국을 적으로 돌리게 되므로 급히 손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한국인 위안부 동원에는 강제성이 없었다는 주장을 폈다. 그즈음 아사히신문이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구술을 비중 있게 보도한 데 대해서는 “대상에 대해 객관적 시선을 가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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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