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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털배구의 진수’ 현대캐피탈 3번째 챔프전 왕좌 앉았다

입력 | 2017-04-03 21:37:00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인천 대한항공과 천안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가 열렸다. 현대캐피탈 신영석(18)이 가로막기를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사생결단(死生決斷)의 승부에서 웃은 팀은 현대캐피탈이었다.

현대캐피탈은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4-26 27-25 25-22 25-20)의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2패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2006~2007시즌 이후 10시즌 만에 챔프전 왕좌에 앉았다. 창단 후 3번째 챔프전 우승이다.

현대캐피탈 문성민은 챔프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이날 23득점을 기록하는 등 챔프전 5경기에서 경기당 25득점(총 125점)을 따내는 활약으로 팀이 3번째 왕좌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큰 경기에 약하다”던 세간의 평가를 완전히 털어낸 것도 수확이었다.

이날 한 경기로 올 시즌 운명이 결판나는 터라 양 팀 사령탑의 긴장은 극에 달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오늘은 나도 많이 떨린다. 아무 생각도 나질 않는다”며 “대니와 노재욱의 몸 상태도 좋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도 “우승을 못 해본 40년 동안 예방주사를 많이 맞았다”면서도 “왜 안 떨리겠나. 잠도 못 잤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실제로 이날 매 세트 살얼음판 승부가 벌어진 터라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총 48개의 범실이 나온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철저히 ‘토털배구’라는 틀 안에서 움직였다. 이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에이스 문성민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면서 다니엘 갈리치(등록명 대니)와 최민호, 송준호의 공격점유율을 서서히 높였다. 문성민이 2세트까지 9득점, 공격성공률 33.33%(24시도 8성공)로 부진했지만, 대니가 버티고 있었다. 3세트 중반 블로킹 후 착지 과정에서 대한항공 가스파리니의 발을 밟아 큰 부상이 우려됐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버티며 17득점(3블로킹·2서브)을 기록했다. 경기 전 “대니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오전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던 최 감독의 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기적 같은 활약이었다.

세트스코어 1-1에서 돌입한 3세트서는 문성민(8득점)과 신영석(5득점), 대니(4득점), 박주형(3득점)이 골고루 득점에 가세하며 상대 블로킹 벽을 허물었다. 여기에는 침착함을 유지하며 공격패턴을 다양화한 세터 노재욱의 역할도 컸다. 4세트 18-18에선 최민호의 블로킹과 대니의 연이은 퀵오픈으로 21-18을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살얼음판 승부에서 3연속득점은 승리의 보증수표나 다름없었다. 우승 확정 포인트는 24-20에서 나온 신영석의 블로킹이었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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