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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마오의 6·25 참전, 스탈린 위한 선물”

입력 | 2017-04-01 03:00:00

◇마오쩌둥 평전/알렉산더 판초프, 스티븐 레빈 지음/심규호 옮김/1044쪽·5만 원·민음사




중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은 논쟁적 인물이다. 그를 주제로 한 논문, 평전, 전기 등 출판물은 그동안 수도 없이 많이 출간됐다. 그럼에도 이 책이 주목되는 이유는 그간 공개되지 않은 구소련의 비밀문서인 러시아 국립 사회정치사 문서보관소의 자료 등을 토대로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마오에 대한 새로운 분석을 내놨기 때문이다.

저자 알렉산더 판초프의 이력 역시 마오를 독특하게 조명한 이 책의 원동력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 캐피털대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러시아에서 비교정치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중국 산둥대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쳤다. 그의 할아버지 게오르기 예렌부르크는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마오쩌둥 평전’을 쓴 학자이기도 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오와 스탈린의 관계를 분석한 부분이다. 저자는 마오를 ‘스탈린의 순종적인 학생이자 충실한 추종자’라고 혹독하게 평가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내세운 것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이다. 1921년 창당한 중국공산당은 1950년대 초반까지 소련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코민테른(공산주의 국제연합)에 종속관계에 있었다. 코민테른의 실질적인 주인인 스탈린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

“마오쩌둥이 6·25전쟁에 참전한 것은 크렘린의 두목(스탈린)에게 중화인민공화국의 지도자가 헌신하고 있음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려 한 계산”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1953년 3월 스탈린이 죽고 난 그해 7월, 중국이 가까스로 6·25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역학관계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문화대혁명에 대한 평가 역시 기존의 ‘권력 투쟁의 산물’이라는 해석 대신 이상주의자였던 마오의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물론 그 대가로 중국 사회 전체를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사실 역시 객관적으로 기술했다.

러시아어와 영어, 한자까지 능통한 저자의 재능 덕분인지 서구와 동양의 관점을 균형있게 반영한 흔적 역시 흥미롭게 읽힌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