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명 사살 우범곤 순경, 靑 근무하다 시골 지서로 좌천된 분풀이?/우범곤 순경 사건을 다룬 당시 동아일보 지면.
1982년 벌어졌던 국내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인 이른바 ‘우범곤 순경 사건’이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우범곤 순경 사건을 영화화 한다는 한 매체의 보도 때문이다. 하지만 나홍진 감독은 다른 매체와 통화에서 2년 전 시나리오 작가와 계약 했을 뿐 당장 만들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범곤 순경은 유영철을 능가하는 희대의 살인마로 통한다.
2006년 이 사건을 다룬 동아일보 ‘[책갈피 속의 오늘]1982년 우범곤 순경 총기난사 사건’의 일부다.
의령경찰서 궁유지서에 근무하던 우범곤(禹範坤·당시 27세) 순경이 만취 상태에서 지서와 예비군 무기고에서 수류탄 7발과 카빈소총 2정, 실탄 180발을 들고 나와 토곡리 등 인근 5개 마을을 돌며 무고한 주민들에게 총을 무차별 난사한 것.
우 순경은 토곡리 우체국에서 일하던 전화교환원을 살해하고 외부와 통신을 두절시킨 뒤 불이 켜진 집을 찾아다니며 마구 총을 쏘고 수류탄을 터뜨렸다. 이로 인해 56명이 사망하고 3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희생자 중에는 생후 1주일 된 영아도, 70세 넘은 할머니도 있었다.
우 순경의 만행은 8시간 동안 계속됐다. 마을을 빠져 나간 주민의 신고로 사건을 접수한 의령경찰서는 뒤늦게 우 순경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기동대를 출동시켰지만 그는 자취를 감췄다. 우 순경은 다음날 새벽 인근 평촌리 서모 씨의 집에 몰래 들어가 서 씨의 부인 등 2명을 죽이고 수류탄 2발을 터뜨려 자폭했다.
당시 경찰은 평소 술버릇이 나빴던 우 순경이 내연의 처와 말다툼을 벌인 뒤 흥분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사건으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써야 할 총을 경찰이 무고한 주민에게 마구 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이 초래한 파문은 적지 않았다. 사건 당일 온천에 놀러가 자리를 비운 궁유지서장 등 4명이 구속됐고 내무부 장관이 사임했다.”
이 사건은 소설로도 만들어졌다. 소설가 김경욱 씨는 장편 ‘개와 늑대의 시간’(문학과지성사)을 통해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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