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시작 25년… 첨단산업 도약
택배 자동분류 CJ대한통운의 인천 계양구 강서터미널에서 ‘휠소터’로 불리는 택배 자동분류기가 택배 상자를 분류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1992년 한진이 ‘파발마’란 브랜드로 국내에 첫 서비스를 시작한 지 25년. 택배 산업이 첨단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 “빅데이터로 택배 물량 예측”
CJ대한통운은 전국 200여 개 지역 터미널 전체에 내년 4월까지 자동분류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지역 터미널은 택배 상자를 최종적으로 분류해서 차량에 싣는 거점이다. 자동분류 설비를 구성하는 주요 장비 중 하나인 ‘지능형 터미널 시스템’은 컨베이어 밸트 위에서 분당 120m 속도로 움직이는 택배상자 운송장의 바코드와 부피까지 인식할 수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상자 분류 시간이 크게 단축돼 오전 일찍 출발하는 택배도 있다. 오전 중 택배를 받는 소비자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바코드 정보에 따라 상자를 분류하면서 측정한 상자 부피 정보는 따로 축적해서 빅데이터로 만든다. 겨울이면 두꺼운 옷 때문에 택배 상자가 커지는 것처럼 상황에 따라 부피가 달라지는 택배 상자 정보가 쌓이면 택배 차량을 어떻게 배정해야 할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택배 물량을 예측하는 정확도도 높아지고 있다. 예년보다 짧은 올해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 업체들은 고향을 찾는 대신 물건만 보내는 사람들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설보다 택배 물량이 20%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적중했다.
서비스도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한진택배는 지난해 실시간 배송 정보제공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마트폰 지도를 통해 배송기사의 현재 위치는 물론이고 몇 명의 다른 고객을 거쳐서 택배 상자가 올 수 있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택배는 해운과 철도 운송 등을 포함하는 물류업 전반에서 보자면 가장 ‘젊은 산업’에 속한다. 1992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택배 서비스는 1995년 TV홈쇼핑이 등장하면서 첫 도약기를 맞았다. 그해 1000만 상자 수준이었던 택배 물량은 이듬해 2000만 상자 이상으로 성장했다.
택배 시장은 그 후 인터넷 쇼핑몰과 오픈마켓 확대를 발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한국의 택배 물량은 2014년 16억2325만 상자에서 2015년 18억1596만 상자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20억4666만 상자를 기록하며 연간 20억 상자를 넘어섰다. 지난해 전 국민 한 사람당 41상자의 택배를 이용한 셈이다.
전반적인 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히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는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무한정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은 택배업계의 고민이다.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는 이유다. CJ대한통운은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멕시코 등 해외 5개국에서 현지 택배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현지 특성과 도로 상황 등 배송환경에 맞추면서 현지화 중이다. 특히 태국에서는 전국 배송망을 구축하고 전국 77개 주를 망라하는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