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후손들은 그 전통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했다. 2월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상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여성경제활동지수는 33개국 중 32위, 남녀 간 임금 격차는 36%로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갈 길은 멀어도, 어쨌거나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고 사회 곳곳에서 유리 천장 깨지는 소리들도 요란하다. 문제는 일찍부터 여성 해방을 떠벌렸던 북한이다.
▷북 정권의 인권유린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특히 여성에게는 모질고 독하다. 얼마 전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는 그 절절한 사연이 소개될 때마다 눈물바다가 됐다. 정치범 수용소에서 한 살 때부터 스물네 살 때까지 살았던 박금옥 씨는 탄광서 일하다 실수했다는 이유로 톱 망치 도끼 등으로 죽기 직전까지 맞았다. 탈출에 실패했을 때는 남자들이 야구방망이로 마구 때렸다. 굶주림에 못 이겨 독버섯을 먹는 바람에 젖먹이와 함께 목숨을 잃은 젊은 엄마의 사례도 있었다. 북한군의 약 30%를 차지하는 여군들은 상급자의 성추행 성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임신이 적발될 경우 죄 없는 여성 병사만 강제 낙태와 불명예제대 등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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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