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들은 대회를 앞두고 자신만의 루틴에 맞춰 준비를 한다. 이보미(왼쪽)는 퍼팅으로 시작해서 스윙연습, 쇼트게임을 거쳐 다시 퍼팅으로 훈련을 마무리하는 반면 김하늘은 스윙연습 없이 쇼트게임과 퍼팅연습에만 집중한다. 오키나와(일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 JLPGA 개막전…그녀들의 루틴
이보미, 스트레칭-퍼팅-스윙-쇼트-퍼팅
김하늘 “당일 스윙연습 집중력 저하 원인”
“퍼팅으로 시작해 퍼팅으로 마무리하죠.”
● 이보미, 퍼팅으로 시작해 퍼팅으로 마무리
이보미는 경기 시작 1시간30분을 남기고 골프장에 도착한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같다. 도착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스트레칭이다. 거의 30분 이상 몸을 푼다. 스트레칭을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 경직된 몸을 풀어 스윙이 잘 되게 하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꼼꼼하게 몸을 풀어준다.
연습은 철저하게 정해진 루틴에 따라 진행한다. 시작은 퍼팅이다. 15m 이상 되는 먼 거리에서 시작해 조금씩 거리를 당긴다. 10분 정도 그린의 빠르기에 적응하면 다음은 연습장으로 이동한다. 스윙연습은 짧은 거리에서 조금씩 멀리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처음에는 웨지로 시작해 아이언, 페어웨이 우드, 드라이버의 순이다. 이 순서로 가장 짧은 클럽에서 긴 클럽까지 풀 스윙을 마치면 다시 반대 순서로 마무리한다. 약 20분, 길게는 30분 정도 걸린다.
스윙연습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타이밍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정확한 임팩트다. 원하는 거리와 방향으로 보내기 위해선 공을 맞히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윙연습 다음은 쇼트게임이다. 어프로치, 벙커샷 등을 중점적으로 연습한다. 이때는 거리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연습을 진행한다. 경기 중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긴 잔디에서도, 짧은 잔디에서도 어프로치한다. 벙커에서도 공을 모래 위로 살짝 올려놓거나, 공을 모래 안에 깊숙하게 박아놓고 연습한다.
연습은 5분 전 종료한다. 그 다음은 티샷을 위한 준비다.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티잉그라운드로 이동한다.
● “스윙연습은 안 해요!”
김하늘의 루틴은 조금 특이하다. 이보미처럼 경기 시작 1시간30분 정도를 남기고 골프장에 도착한다. 식사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30분 더 일찍 온다. 여기까지는 거의 모든 선수들이 비슷하다.
김하늘은 이후 연습과정에서 조금 다른 방식을 추구한다. 경기 당일에는 따로 스윙연습을 하지 않는다. 스윙연습에 집중하다보면 오히려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이 같은 방식으로 루틴을 바꿨는데 이유가 있다.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MBN여자오픈에서 최소타 우승을 차지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대회가 펼쳐진 곳은 경기도 양평 인근. 골프장 내에 드라이빙레인지가 없었기에 스윙연습을 하려면 꽤 먼 곳에 있는 골프연습장까지 이동해야 했다. 김하늘은 그럴 바에는 스윙연습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쇼트게임과 퍼팅에 집중했다. 결과가 좋았다. 23언더파(265타)로 우승했다.
오키나와(일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