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피고인’으로 본 국선변호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
막무가내 피고인을 겨우 설득해 항소를 이어가고,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려는 검사와의 기싸움과 법정에서 펼치는 치밀한 변론까지….
드라마 ‘피고인’에서 국선변호사로 활약하는 소녀시대 유리가 사건 수임을 위해 법원 사무실을 찾은 모습. 노형미 변호사는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장면이지만 피고인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은 똑같다”고 말했다. SBS 제공
“이 사건은 제가 담당하겠습니다.”
실제 최근 로스쿨 도입에 따른 변호사 증가 등으로 변호사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져 지속적인 사건 수임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국선전담변호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법원이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국선전담변호사의 모집 경쟁률은 10.3 대 1에 달했다. 사법연수원과 로스쿨 최상위권 성적 보유자들이 다수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 사건만 맡으니까 당신이 매번 지는 거야!”
드라마에서 지성이 검사 시절, 국선변호사로 만난 유리를 향해 내뱉은 말이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국선변호사의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사회에서 소외된 경우가 많을 뿐 사선(私選)변호사가 참여하는 재판 무죄율과 다르지 않다”며 “국선전담변호사 역시 2년에 한 번 갱신 절차가 있어 경쟁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고 했다.
두 변호사는 피고인을 위해 악착같이 변호를 하는 드라마 속 국선변호사의 모습이 실제와 가장 가깝다고 입을 모았다. 강 변호사는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사건을 맡게 돼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큰 항의를 받아 법원 경위의 도움으로 뒷문을 통해 나간 적도 있다”며 “대부분의 피고인들이 도움을 청하기 힘든 상황에 있기 때문에 이들을 돕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