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섬 해역 ‘자유 항행권’ 시위… 中 “주권에 도전하지 말라” 경고 항모 파견해 무력시위 맞불 가능성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 전단이 18일부터 남중국해에서 정기 작전 수행을 시작하면서 미중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 해군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10일 취임 후 첫 전화 통화를 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고 밝히는 등 양국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칼빈슨 항모 전단의 남중국해 진입에 따라 다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바다로 미국의 항모 전단이 중국 인공 섬의 12해리 이내를 항해하며 ‘항해의 자유’ 작전을 펼칠 경우 중국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랴오닝(遼寧) 항모 전단을 남중국해에 파견해 ‘항모 세 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칼빈슨 항모 전단은 남중국해에 진입하기 전 필리핀 해역에 도착했을 때 괌 앤더슨 기지에서 출격한 B-1B 폭격기와 합동훈련을 벌였다. 칼빈슨함 페이스북은 “미국의 주요 전략 자산인 항모와 폭격기가 합동훈련을 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비타임스에 따르면 칼빈슨 항모 전단의 작전 해역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와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西沙 군도) 등 중국이 인공 섬을 집중적으로 건설한 곳이다. 칼빈슨 항모 전단은 지난달 5일 모항인 샌디에이고를 출발해 10일 괌에 도착했다. 7함대 소속 로널드레이건 항모 전단이 활동 중인 가운데 동태평양 담당인 3함대 소속인 칼빈슨 항모 전단이 가세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네이비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층 공격적으로 작전을 펼치겠다는 것이 미 해군과 태평양함대 사령부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칼빈슨 항모 전단은 3월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한국군과의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에 참가한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칼빈슨함의 남중국해 파견에 대해 “중국은 남중국해 각 도서와 부근 해역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주권과 안전에 도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