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찾고 새해 훈련 시작한 ‘마린보이’ 박태환
‘마린보이’ 박태환이 23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새해 첫 훈련에서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지난해 도핑 파문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그는 “이제 스스로를 믿고 세계기록 경신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도핑 파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중도 포기 논란으로 파란을 겪었던 박태환이 홀로 훈련을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떠나갔다. 전담 트레이너가 없는 상태인 그는 당분간 자신의 감(感)만으로 훈련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이날 혼자 25m 풀에 몸을 담근 그는 지난해 연습했던 프로그램에 맞춰 물살을 갈랐다. 아무리 세계적인 선수라지만 혼자 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는 “혼자 모든 것을 경험하면서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나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해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더욱 철저하게 식단 관리를 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술 빼고는 맛있게 음식을 먹겠다”고 했다. 올림픽 이후 마음껏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됐다는 것이다.
리우 올림픽 출전 과정에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협박성 발언을 들은 심경을 묻는 민감한 질문에도 “내가 겪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나로 인해 나아진 부분도 있다. 국가대표 선발 관련 이중 처벌 규정이 개선되지 않았느냐”며 적극적으로 답했다.
그는 앞으로 2년간의 활동에 대해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수영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소 멀게 느껴지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참가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싶다”며 “우선 올해 세계수영선수권(7월 헝가리)이 중요하고 내년 자카르타 아시아경기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핑 탓에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메달이 없어진 그로서는 아시아경기에서의 명예 회복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고독한 도전을 시작했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은 그였다.
인천=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