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제국. 스포츠동아DB
LG 류제국(35)은 지난 시즌 29경기에서 13승11패 방어율 4.30을 기록했다. 13승은 2013년 LG로 입단한 후 세운 12승(2패)을 뛰어넘는 개인 커리어하이다. 전반기 수술 여파로 17경기에서 5승9패, 방어율 5.09로 흔들렸지만, 후반기 들어 12경기에서 8승2패, 방어율 3.25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류제국은 지난 시즌 후반기 맹활약 할 수 있었던 비결로 커브와 컷패스트볼(이하 커터)을 꼽았다. 그는 “커브 제구력이 잡혔던 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데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고, 후반기부터 커터를 던지면서 효과를 봤다”며 “원래 내가 던지는 직구가 휘긴 했지만 커터처럼 균일하게 휘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지난해 괜찮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6시즌 류제국의 커브는 피안타율이 0.177로 빼어났다. 구속이 빠르고 각 있게 떨어지는 임정우의 커브와는 또 다른 유형이지만 타자 입장에서는 공이 붕 떠서 시야에 들어왔다가 갑자기 뚝 떨어져 눈앞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헛스윙을 유도하기 용이하다. 여기에 직구처럼 빠르게 날아가다가 좌타자 몸쪽-우타자 바깥쪽으로 살짝 휘는 커터를 던지면서 땅볼을 쉽게 만들어냈다.
선발로서 다양한 구종만큼 강한 무기는 없다. 류제국은 기존 싱커, 체인지업에 커브, 커터까지 장착하면서 더 강해졌다. 시즌 중에도 더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 투구폼에 대해서 고민하고, 잘 던지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보면서 연구하는 그의 땀방울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