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27일 분당] “보수 본류 어디 있는지 확신 못해… 문재인만 좋은일 시킨다는 여론도” 김무성-유승민, 막판 탈당 설득… “토론으로 풀자” 노선갈등 진화 나서
남고… 떠나고 새누리당의 분당이 27일로 다가온 가운데 비주류와 친박(친박근혜)계는 26일 각각의 세력을 규합하는 데 골몰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우택 원내대표(위 사진 오른쪽)와 박맹우 사무총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같은 날 국회 의원회관에선 비주류 중심의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추진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전 대표(아래 사진 오른쪽)가 정병국 추진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신당파의 핵심 축인 유승민 의원은 당초 국민의당 의석 수(38석)를 넘긴 ‘선발대 40명’을 목표로 했다. 신당이 처음부터 무게감 있게 출발해야 이후 추가 신당 참여 흐름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의 패권주의에 비판적이면서도 막상 새누리당 둥지를 떠나는 데는 주저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는 게 신당파 의원들의 전언이다.
우선 이들의 잔류에는 보수 분열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TK(대구경북) 지역의 한 중립 성향 의원은 26일 “박근혜 대통령도 밉고, 친박도 미운데 당이 분열될 경우 (유력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만 좋은 것 아니냐는 여론이 많다”고 했다.
보수신당의 리더십 부재가 근본 원인이라는 관측도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어느 쪽을 선택할지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보수신당 내 구심점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여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인물들이 신당에 합류했지만 아직 어느 누구도 의미 있는 지지율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탈당을 만류하는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반 총장이 (신당에) 합류한다’고 설득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잖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반 총장의 귀국 후 지지율과 정치적 선택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개혁 성향의 인명진 목사를 영입한 것도 추가 탈당을 막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중도 그룹 중에는 인 내정자가 신당파들보다 더 과감하게 당을 개혁하겠다고 했으니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다”며 “만약 인 내정자가 제대로 당을 바꾸지 못한다면 그때는 지역에서 (신당 참여에 대한) 동의를 구하기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파의 양대 축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 의원은 이날까지 탈당에 주저하는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유 의원은 잔류를 택한 TK 의원에게 전화해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새누리당은 오래 못 갈 테니 (탈당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 대표는 신당 창당추진위원장을 맡은 정병국 의원과 함께 신당의 노선에 대한 이견으로 막판까지 탈당을 고심 중인 나경원 의원을 찾아가 “토론을 통해 문제를 풀자”고 설득하기도 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