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독감 대유행 조짐
올겨울 독감이 대유행할 조짐이다. 질병관리본부는 4∼10일 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가 34.8명으로 직전 한 주(13.3명)의 2.6배로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유행 기준(8.9명)의 4배에 가까운 수치다. 독감 의심 환자 비율이 해를 넘기기 전에 30명을 넘은 것은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특히 7∼18세의 독감 의심 환자 비율이 107.8명으로 가장 높았다.
일선 학교엔 독감으로 인한 결석이 속출하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1∼14일 관내 초중고교 1303곳 중 577곳에서 총 7284명의 독감 환자가 발생했다. 서울 지역 학교 10곳 중 4곳꼴로 독감이 발생한 셈이다. 국제학교 한 곳을 제외하면 아직 휴교한 곳은 없지만 학교 측은 “독감이 의심되는 경우 진단서를 제출하면 2, 3일 결석해도 학적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라는 통신문을 가정에 보내는 등 바이러스 전파 차단에 힘쓰고 있다. 보건 당국은 학교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기로 했다.
이번 독감이 유난히 기승을 부리는 원인은 ‘해외로부터 바이러스 유입→춥고 건조한 날씨→방학 시작 전 유행 시작’의 연쇄 작용으로 추정된다. 중국 일본 등에서 지난달 중순 시작된 독감 유행의 여파가 국내로 전달됐고, 최근 기온이 평년보다 0.5∼2.5도 낮고 습도가 10%포인트가량 떨어져 독감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독감 예방접종을 할 것을 권했다. 항체 형성에 2∼4주가 걸리지만 예방률이 70∼90%에 이르기 때문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 / 춘천=이인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