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10분만에 대출 완료”
인터넷전문은행은 ICT를 활용해 점포 없이 모바일과 온라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을 통해 영업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손쉽게 정기예금에 가입할 수도 있다. 시중은행과 달리 부동산 임차료나 인건비 등이 적게 드는 구조다. 아낀 비용만큼 예금 금리는 더 높게, 대출 금리는 더 낮게 제공할 수 있다. 또 ICT 기업의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대출 상품도 내놓을 수 있다.
5∼15%대 중금리 대출이 대표적이다. K뱅크는 신용평가사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DB)에 통신비 납부 현황과 가맹점 매출 정보 등을 더한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고 기존 10개 등급으로 구성된 신용평가모델을 100개 등급 이상으로 세분했다. 이를 통해 은행권 문턱을 넘기 어려운 4∼6등급 중신용 고객에게 다양한 중금리 대출을 제공할 계획이다. K뱅크 측은 “내년 대출 목표(약 4000억 원) 중 30∼50%를 중금리 대출로 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주도의 인터넷은행에서 보기 어려운 서비스도 눈에 띈다. ‘디지털 혜택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이자를 돈으로 받는 대신 음원 이용권이나 통신 데이터로 받을 수 있다. 주주사와 연계한 서비스도 선보인다. 전국 GS25 편의점 ATM에서 K뱅크 체크카드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심성훈 초대 K뱅크 은행장은 “내년 하반기(7∼12월) 펀드, 방카쉬랑스, 신용카드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2018년 소호 대출, 로보어드바이저, 크라우드 펀딩 등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10년 후 자산 규모 15조 원의 모바일 은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이달 본인가를 신청해 내년 상반기(1∼6월) 영업을 시작하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시중은행과의 인터넷은행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은산분리 규제(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이 변수다. 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인터넷전문은행이 ‘반쪽짜리’에 그칠 수도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최대 4%(의결권이 없으면 10%)까지밖에 소유할 수 없다. 지분을 8%만 보유한 KT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나가기 어려운 구조다.
강유현 yhkang@donga.com·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