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60㎞ 넘는 27개 순차적 조정 706번은 100㎞… 고속버스 버금 출퇴근 교통체증에 왕복 4시간 넘어 기사들 “식사-생리현상 해결 못해”
당연히 운행 시간도 길다. 정류소가 많은 데다 출퇴근 정체 때문에 평균 운행시간은 왕복 4시간을 훌쩍 넘는다. 버스 운전사 박모 씨(55)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고속버스 운행 시간과 맞먹지만 운전사들은 식사는커녕 생리 현상을 해결할 시간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버스에 광역버스나 고속버스에 버금가는 장거리 노선이 많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차고지 입지 문제다. 서울 시내는 땅값이 비싼 데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차고지 조성이 쉽지 않다. 대부분 시내버스 차고지가 서울의 경계선 부근이나 경기도에 자리 잡은 이유다. 또 노선을 연장해 달라는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신설될 때보다 엿가락처럼 늘어난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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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달에 노원구 월계동∼양천구 목동을 오가는 163번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노선 조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분할 방식은 1개 장거리 노선을 2개 노선으로 나누는 것이 원칙이다. 140번, 351번 등 일부 노선은 분할 대신 구간을 단축하거나 굴곡 구간을 직선화하는 방식으로 운행거리와 시간을 줄인다. 143번과 152번 등 60km가 넘는 노선 5개는 현재 이용 승객이 많아 이번 분할 대상에선 제외됐다. 중장기적으로 대체 노선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윤준병 서울시 교통본부장은 “장거리 버스 노선 조정은 시민 안전의 위협 요소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환승에 따른 불편함이 있더라도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