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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밀한 위기대응 액션플랜 없이 몸만 바쁜 경제팀

입력 | 2016-12-12 03:00:00

[탄핵 가결 이후/경제 비상체제]휴일에도 잇달아 대책회의 열어
유일호 부총리 “경제분야 확실히 챙길 것”… 회의결과는 상투적 수준 못 벗어




 유일호 경제팀은 주말 동안 휴일을 반납한 채 연이어 비상회의를 열어 경제 상황을 점검했다. 하지만 회의만 많았을 뿐 별다른 내용이 없었던 탓에 일각에선 ‘보여주기식 움직임’이란 비판도 나온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열었다.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한국 경제에 쏟아지는 외국의 불안한 시선을 불식하기 위한 조치였다. 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금번 탄핵 의결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해외 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 관련 증권) 지표의 움직임은 안정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신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 미국 금리 인상 등 대내외적으로 여러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경제 분야는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유 부총리는 기자들이 쏟아낸 민감한 질문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그는 “경제정책 실패가 촛불집회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미국 CBS 기자의 질문에 “경제정책과 관련한 불만은 국회 논의 과정 등에서 충분히 표출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경유착 근절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냐”란 질문에는 “제가 답할 일은 아니다. 정격유착은 이제 정말 없어져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고만 말했다.

 유 부총리는 앞서 10일 오전에는 확대간부회의를 소집해 최순실 게이트 이후 흐트러진 기재부 내부 분위기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 또 이날 오후에는 경제5단체장들을 만나 정부의 대응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경제계의 협조를 부탁했다. 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비상경제대응반을 가동해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당국도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탄핵안 가결에 따른 금융 부문의 리스크 요인과 은행의 외화 유동성 상황을 점검했다. 임 위원장은 “현재 금융위, 금융감독원 합동으로 운영하는 24시간 비상 대응 체제를 ‘전 금융권’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국이 ‘24시간 빈틈없는 모니터링’ ‘현안 점검’ 등 상투적인 말만 되풀이할 뿐 위기 대응을 위한 액션플랜(실행계획)은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주말 동안 기재부와 금융위 주재로 수차례 회의가 열렸지만 회의 내용은 일반의 예상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여야정이 만나서 먼저 경제 컨트롤타워 확립에 관한 합의를 하고,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등 여러 현안을 어떤 일정으로 처리해 나갈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 정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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