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무디스 “朴대통령 스캔들로 경제정책 차질 우려”

입력 | 2016-12-05 03:00:00


 3대 글로벌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Moody's)가 "박근혜 대통령과 연루된 스캔들이 한국 경제의 중대 결정 지연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경고했다. 한국의 정치상황에 따라 현재 국가신용등급이 변동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무디스는 지난 1일 '한국과 대만 정부: 비교 분석 -유사한 구조적 제약요인, 상이한 정책적 대응'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는 한국이 대만보다 국가신용등급이 한 단계 높은 이유를 분석하면서 양극화된 정치가 정책 이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경고 내용도 포함시켰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최순실 게이트를 직접 언급했다.

 무디스는 "이런 것들이 경제, 재정정책, 정책 이행 등에 있어 중대한 결정을 지연시킨다고 기대하지 않지만,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스캔들이 이 같은 위험요인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순실 게이트를) 풀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면 내년 12월 대선,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할 때까지 정책 지연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무디스는 "최근 대통령이 사임하거나 국회 탄핵 절차를 시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정치상황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언급했다. 국회 3분의 2가 탄핵 절차에 찬성하면, 헌법재판소는 180일간 대통령을 영구적으로 끌어내릴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로운 정책 시행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 기간"이라고 우려했다.

 무디스의 이런 경고는 보고서의 요약 공개본 맨 마지막 부분에 영문 3문장 분량으로 실려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보도자료를 만들면서 박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은 제외시켜 논란이 될 전망이다. 기재부는 "보고서 주제 자체가 한국과 대만 비교하는 내용이어서 굳이 요약 번역본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대만보다 높은 이유에 대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거시경제 여건, 재정건전성, 제도적 우수성 등의 강점이 신용등급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무디스가 책정한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전체 등급 중에서 세 번째로 높은 'Aa2'다. 전망은 '안정적'이다. 대만은 한국보다 한 등급 낮은 'Aa3'(안정적)이다.

 무디스는 비슷한 경제 여건에서 한국이 더 효과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쳤고 대만은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통화정책 활용에 소극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글로벌 수요 부진 및 중국의 성장 둔화, 인구 고령화로 인한 장기 성장 둔화 및 재정부담 증가라는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를 어떻게 잘 극복하는지가 향후 등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손영일 기자scud2007@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