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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EU 대신 中-러 주도 SCO 가입”

입력 | 2016-11-23 03:00:00

에르도안, 유럽측 냉대에 반격나서… 中 “진지하게 고려할것” 환영




 유럽연합(EU) 가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 주도의 상하이협력기구(SCO)에 가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고립주의를 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과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과의 동맹관계가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나토 회원국인 터키 이탈마저 현실화할 경우 안보 지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2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중문 BBC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0일 파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기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터키는 EU 가입 이외에 대안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SCO 가입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인 터키의 방향 전환에 중국은 환영했다. 21일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터키는 이미 SCO의 대화 파트너로서 밀접하게 협력해 왔다”며 “중국은 터키와의 협력 강화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회원국과의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터키 가입 여부를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SCO에 가입하려는 것은 EU 가입이 번번이 좌절된 것에 대한 불만과 함께 향후 EU 가입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EU가 크게 위축돼 있어 터키가 SCO에 가입하면 국제사회에서 활동 여지를 넓힐 수 있고 EU 가입을 위한 담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14일 EU가 연말까지 터키의 EU 가입과 비자 면제를 결정하지 않으면 EU 가입 포기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압박했다.

 서독과 스페인보다 앞선 1952년에 나토에 가입한 터키는 1960년부터 EU 가입을 희망해왔으나 터키가 이슬람 국가인 점과 EU의 자유와 권리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EU는 7월 군부 쿠데타 실패 이후 터키 정부의 과도한 쿠데타 세력 탄압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