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1]폭우 맞으며 강행군 클린턴 “미국 지켜야” 트럼프 자질론 공세… 오바마도 전국 돌며 지원 유세 하루 4개주 종횡무진 트럼프 전통적 민주 텃밭 찾아 한표 호소… 지지 철회했던 라이언 유세 합류
클린턴은 플로리다 주 펨브로크파인스에서 가진 유세 도중 폭우가 내리는 중에도 비를 맞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클린턴은 “내게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사람, 내게 투표하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플로리다에 사는 사람 일부가 지지하고 있는 트럼프가 과연 그런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 주 탬파 유세에서 “힐러리와 버락 오바마가 망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 여러분은 진정 오바마 3기 정부를 원하느냐”고 반문하며 “남은 기간 내 모든 것을 동원해 우리가 비기거나 앞서고 있는 곳으로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의 흑인 밀집 지역까지 찾아가 ‘흑인들은 트럼프 편(Black for Trump)’이라고 적힌 푯말을 나눠주며 클린턴이 강세를 보여 온 흑인 유권자 공략에 나섰다.
두 후보는 경합주에 마지막 남은 선거자금을 다 쏟아 부을 계획이다. 특히 7일 하루에만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등 중대형 경합주를 대상으로 마지막 선거 광고를 준비하고 있다고 의회전문 매체 더힐이 전했다. 클린턴은 트럼프 자질론을 집중 거론하며 지지층을 대상으로 “미국을 지키려면 우리가 단합해야 한다”며 이성에 호소하는 광고 문구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기성 정치권이 우리가 새로운 무역협정을 짜고 불법 이민자를 차단하고 더 나은 외교정책을 마련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며 오바마-클린턴을 싸잡아 비난하는 콘셉트를 잡았다고 더힐은 전했다.
양측은 동원 가능한 인적 자원도 총동원하고 나섰다. 클린턴은 7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지지 연설로 화제를 모은 무슬림 전몰용사 부친인 키즈르 칸과 합동유세에 나선다. 특히 지난주부터 전국을 돌며 클린턴 지지 유세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도 막판까지 트럼프 융단 폭격에 가세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4일 대표적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주 페이엣빌주립대 체육관에서 “노스캐롤라이나는 내가 두 번의 대선에서 모두 승리한 곳인데 이번엔 경합주로 분류되고 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라면서 “트럼프는 장애인을 조롱하고 이민자를 범죄자, 성폭행범으로 부르는 사람이다. 이런 무자격자를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6일 위스콘신 주에서 공동 유세에 나섰다. 사전투표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밝힌 라이언 의장은 5일 공화당 내 소식지를 통해 “대선 당일 공화당 상하원 의원 후보는 물론 우리 당 후보 트럼프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공화당 지도부가 막판 연방수사국(FBI)의 클린턴 개인 e메일 추가 수사 결정으로 판세가 흔들리자 다시 트럼프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 아일랜드 뉴질랜드의 섬 휴양지 등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싫어서 이민 가고 싶은 미국인들은 우리에게로 오라”는 내용의 광고까지 내보내고 있다고 미 공영 라디오방송 NPR가 전했다. 특히 캐나다 북부 노바스코샤 주의 작은 섬 ‘케이프브레턴’은 올 초부터 홈페이지에 “트럼프가 이기면 케이프브레턴으로”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뉴욕=부형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