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손시헌-LG 오지환(오른쪽). 스포츠동아DB
“아무래도 자신감은 제가 한 수 위 아니겠습니까?”
LG 유격수 오지환(26)은 17일 준플레이오프(준PO) MVP에 오른 뒤 나선 기자회견에서 한 선배를 향해 당돌하게 외쳤다. PO에서 맞닥뜨리게 된 NC 유격수 손시헌(36)과 비교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프로 14년차 손시헌과 8년차 오지환이 외나무다리에서 격돌한다. 유독 ‘유격수 시리즈’로 장식되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둘의 맞대결은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불러 모은다. 10살 터울의 두 주전 유격수는 각각 경륜과 패기를 내세우고 가을잔치를 기다리고 있다.
NC 손시헌. 스포츠동아DB
● 포스트시즌 45G, ‘경험 우위’ 손시헌
14년간 갖은 풍파를 겪은 경험도 그가 내세우는 비교우위 지점이다. 2003년 두산 입단 후 2014년 NC 이적을 거치며 한국시리즈 11경기, PO 18경기, 준PO 16경기를 뛴 커리어는 쉽게 무시할 수 없다. 안정된 수비는 물론 포스트시즌 타율 0.276(156타수 43안타)이 말해주듯 공격 첨병 역할도 가능하다.
뼈아픈 가을무대의 기억을 지우겠다는 일념도 품고 있다. 손시헌은 2010년 삼성과 PO 최종 5차전에서 5-5로 맞선 11회말 2사만루에서 자신 앞으로 굴러오는 박석민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고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한 기억이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단 한차례도 없다는 점은 늘 아픔으로 남아있다.
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 “PO 지배도 내가” 분위기 탄 오지환
오지환은 올 포스트시즌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가을야구를 그의 무대로 만들어가고 있다. 오지환 특유의 스타일이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손시헌과 오지환. 올 포스트시즌 세 번째 유격수 대결에선 누가 웃을까.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