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재단 모금 중단명령… ‘클린턴 외도설’ 발언 역풍
7월 전몰장병 부모 비하 발언으로 위기에 빠졌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연방소득세 미납 의혹, 트럼프재단 불법 모금 등 겹겹으로 악재를 맞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뉴욕 주 검찰은 지난달 30일 트럼프의 자선단체인 트럼프재단에 위법행위통지서를 발송했다. 이 재단이 적절한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활동해 온 것으로 드러나자 검찰이 모금활동 중단 명령을 내린 것이다. 통지서에 따르면 재단은 일반인에게 매년 2만5000달러(약 2750만 원) 이상의 기부금을 모금하려면 주 정부에 등록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 트럼프 측은 성명을 내고 “뉴욕 주 검찰 수사에 정치적 배경이 의심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외도설까지 들먹여 역풍을 자초했다. 그는 1일 펜실베이니아 주 맨하임 유세에서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거론하면서 “힐러리는 빌에게도 충실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녀가 왜 빌에게 충실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에게 비판적인 폭스뉴스마저도 “이는 힐러리가 외도했다는 주장이어서 트럼프가 여성 표를 더 잃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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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에선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 차가 벌어지고 있다. 3일 공개된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의 최신 여론조사(9월 30일∼10월 2일)에 따르면 클린턴은 전국 단위 지지율에서 42%로 36%인 트럼프를 6%포인트 앞섰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1차 TV토론 직전 트럼프에게 1%포인트 뒤졌었다. 이날 공개된 CNN과 ORC의 여론조사(9월 28일∼10월 2일)에서도 클린턴이 47%로 트럼프(42%)를 5%포인트 앞질렀다.
승부를 가를 경합 주 조사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3일 공개된 몬머스대의 콜로라도 여론조사(9월 29일∼10월 2일)에선 클린턴이 49%를 얻어 38%에 그친 트럼프를 1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