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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유 수출금지 제재 비웃듯… 에어쇼 개최한 北

입력 | 2016-09-26 03:00:00

원산서 이틀간 열려… 외국인도 초청… 해외선 퇴역한 낡은 기종 대거 출현
北 “반기문, 서푼짜리 정치사환꾼 제재 가담땐 값비싼 대가” 맹비난




 북한이 24, 25일 이틀간 강원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원산 국제 친선 항공축전’으로 명명한 에어쇼를 개최했다.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항공유 수입마저 제한받는 등 강력한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국제사회에 보란 듯이 자기 길만 간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P,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북한은 옛 소련에서 수입해 온 미그 계열의 전투기와 수호이 전폭기 등을 이날 대거 선보였다. 에어쇼에는 수천 명의 북한 주민 외에 20여 개국에서 온 항공기 애호가들도 대거 참가했다. 외국에선 사라져 유물이 된 비행기가 대거 출동한 것이 이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 조종사로 이번 에어쇼에 참가한 애슐리 워커 씨는 1978년 단종된 안토노프 24 쌍발형 프로펠러 여객기가 비행하는 모습을 보고 “마법처럼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다. 이 비행기가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세계 어디를 가도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제작된 MD500 군용 헬기 여러 대가 등장하는가 하면 활주로에는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미국 F-16 전투기와 중국 J-10 전투기 모형도 전시됐다.

 한편 북한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제재 놀음에 계속 가담하면 값비싼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위협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24일 “반기문이 비록 유엔 사무총장이라고 거들먹거리기는 하지만 실지에 있어서는 초보적인 공정성도, 사리를 판별하는 이성적인 사고력도 없으며 오직 미국과 괴뢰 패당의 비위나 맞추면서 그 강도적 요구에 맹종 맹동하는 서푼짜리 정치사환꾼이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 준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반 총장이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는 것을 거론하며 대선 문제까지도 걸고 나온 셈이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그가 권력에 환장해 유엔 사무총장 감투를 괴뢰 대통령 벙거지로 바꾸어 쓰든 말든 상관하려 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반기문이 유엔 무대를 배경으로 미국의 철저한 하수인, 괴뢰 친미 보수 세력의 꼭두각시가 돼 반공화국 제재 압살 책동에 앞장서 온 만고 죄악에 대해서는 낱낱이 계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핵실험에 대해 안전보장이사회가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제재를 촉구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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