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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고비 넘기고… 아름다운 ‘불꽃 투혼’

입력 | 2016-08-18 03:00:00

암 극복 55세 아르헨 랑헤 요트 우승
사경 헤멘 크로아 선수 원반 2연패
백반증 스웨덴 女골키퍼 선방 행진




죽을 고비를 넘기고 힘겹게 올림픽 무대를 밟은 선수들이 남다른 활약으로 감동을 주고 있다. 역경을 극복한 선수들의 열정은 올림픽에서 ‘불꽃 투혼’으로 이어졌다.

산티아고 랑헤(아르헨티나)는 올해 55세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최고령 요트 선수다. 그는 17일 요트 나크라17 혼성부문에서 세실리아 카란사 사롤리(30·여)와 넷포인트 77점으로 우승을 합작했다. 이번 대회는 그의 6번째 올림픽이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시작으로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제외한 모든 올림픽에 출전했다. 랑헤는 1년 전 암 판정을 받고 폐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지만 금메달을 향한 꿈을 접지 않았다. 결국 6번째 도전 끝에 첫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랑헤는 “선수생활을 계속하지 않았으면 암을 발견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스포츠를 통해 인내하는 법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들이 처음으로 내 시상식을 보게 돼 기쁘다”며 웃었다. 그의 두 아들도 요트 49er급에 출전했다.

이날 육상 여자 원반던지기에서 2연패를 이룬 크로아티아의 산드라 페르코비치(26)도 한때 의사의 오진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다. 2008년 그는 위염 진단을 받았지만 나중에 급성 충수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너무 늦은 탓에 수술 결과가 좋지 않았고, 1년 뒤 재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는 성공적인 재활훈련 끝에 런던 올림픽에서 정상에 올랐고 리우 올림픽에서 2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백반증을 극복하고 올림픽에 출전한 스웨덴 여자 축구 대표팀의 골키퍼 헤드비그 린달(33)은 이날도 승리의 주역이 됐다. 햇빛을 쬐면 피부 속 멜라닌 세포가 죽어 피부에 하얀 반점이 생기는 백반증을 앓고 있는 린달은 이날 브라질과의 준결승에서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상대의 슛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0-0으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린달은 브라질의 공격을 두 차례 막아내며 스웨덴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