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안영식 전문기자의 필드의 고수]양무승 회장 “링크스 코스를 강추합니다”

입력 | 2016-08-10 03:00:00

<8>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양무승 회장은 “골프를 통해 모든 관계를 훨씬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안영식 전문기자

가명으로 골프 치는 사람이 많다. 주민등록증과 골프백 명찰의 이름이 다르다. 대표적인 게 고위 공직자다. 현재는 물론 역대 정권이 ‘골프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치라고 해도 고위 공직자는 안 치는 게 상책이다. 9월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어떤 묘수가 등장할지 궁금하다.

국내는 그렇다 치고 휴가철 해외 골프 투어는 이제 막을 수 없는 대세다. 2014년에 연인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여행수지가 적자라는 TV 뉴스에는 골프 관광객의 공항 출입국 장면이 단골 메뉴다.

6일 개막한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는 골프가 112년 만에 정식 종목이 됐다. 한국 여자골프가 20일 밤 12시쯤에 금메달을 딴다면 온 국민이 기뻐할 것이다. 여자팀 감독이 바로 박세리(39)다. 그는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으로 우승해 외환위기로 고통 받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정부는 그에게 훈장도 수여했다.

‘내로남불’을 아시는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다. 우리나라처럼 골프에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나라가 또 있을까. 대한민국 골프의 안타까운 현주소다.

그런데 국내 실명 골프든, 해외 원정 골프든 전혀 눈치 안 보고 즐기는 사람이 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 양무승 회장(62·투어2000 대표)이다.

골프 구력 27년, 여행업 경력 37년인 양 회장은 해외 골프장 몇 곳을 다녀봤을까.

“정확하게 숫자를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300곳 이상은 될 거다. 나처럼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남아메리카, 북아메리카 등 6대륙 골프장에서 골고루 쳐본 순수 아마추어 골퍼는 그리 많지 않을 거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외국 골프장으로 스코틀랜드의 ‘킹스 반스’를 꼽았다. 자연 지형 그대로 조성한 링크스 코스의 진수를 맛봤다고.

“북해의 변화무쌍한 바람, 해풍을 이겨내고 자란 억센 러프, 항아리 벙커 등 브리티시오픈에서 왜 오버파 우승자가 나오는지 이해가 갔다. 골프를 자연과의 대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들 한다. 링크스 코스에서 한 라운드만 해보면 이를 실감할 것이다.”

양 회장은 킹스 반스의 하우스 캐디(골프장 전속 캐디)를 잊지 못한다. 덩치가 큰 중년의 남자 캐디였는데, 골프채와 공을 닦아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그린에서 공을 발로 차서 전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황당한 캐디’에 대한 오해는 라운드가 끝나고야 풀렸다.

“서비스 수준에 따라 캐디 피(fee)가 다르다는 것을 몰랐다. 우리 팀 캐디는 카트 운전과 코스 안내 등 기본적인 일만 해주는 50파운드짜리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 캐디 수준의 서비스를 받으려면 100파운드짜리 캐디를 썼어야 했다.”

베스트 스코어가 4언더파 68타인 양 회장은 홀인원 기념 트로피도 세 개나 갖고 있다. 골프다이제스트 세계 100대 골프장 선정에 한국 측 패널로 참여한 자타공인의 실력파다. 골프를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싱글을 기록했다는 양 회장은 전형적인 연습 벌레인 데다 지고는 못 사는 승부사다.

“초창기에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공 2박스를 치고 출근했다. 어느 날은 내기 골프에 진 뒤 바로 연습장으로 달려가 공 2000개를 친 적도 있다. 두 팔을 며칠간 제대로 쓰지 못했다(웃음).”

4년 전 회원사가 1만여 개인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에 취임한 이후에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까지 오라는 곳도 많고 갈 곳도 많아 라운드 횟수가 많이 줄었다. 그런데도 올해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린 행사 때 이븐파를 쳤다.

“연습장 갈 시간이 없어 머릿속으로 이미지 골프를 계속 해왔던 게 효험이 있었다. 짓궂은 동반자의 소음 방해로 아쉽게 언더파는 놓쳤다.”

양 회장의 포부는 한일 관광교류 1000만 명 시대를 여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이달 말 한국여행업계 임직원 200명으로 구성된 ‘일본 규슈 구마모토 오이타 응원단’을 이끌고 지진 피해 현장을 방문해 성금도 전달할 예정이다.

“관광산업은 수지타산 측면에서만 보면 안 된다. 국가 간 상호교류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에선 ‘한국 사람=한국’이다. 여행객은 민간 외교관이다. 그래서 여행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투철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골프 마니아로서의 꿈은 국내 골프장 500여 곳을 모두 순례하는 것이다.

“골프의 본질은 유유자적이다. 그동안은 시간에 쫓기며 골프를 쳤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전국 골프장 주변의 정취와 맛집 등도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