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환 9단 ● 조한승 9단 59기 도전 3국 1 보(1∼16)
국수전이 어언 환갑이 맞았다. 1956년 ‘국수 제1위전’이란 이름으로 출범한 국수전은 한국 바둑의 산실 역할을 해냈다. 국수 타이틀을 품에 안은 기사는 타이틀을 잃어도 성(姓) 뒤에 국수라는 호칭을 붙여 부를 정도로 ‘국수=한국 바둑 1인자’로 통했다.
60기를 앞두고 ‘환갑 기념’으로 역대 국수전의 우승 결정 기보를 소개하면서 국수전의 역사, 즉 한국 바둑의 역사를 돌아볼 계획이다. 기보 게재는 59기부터 역순으로 진행된다.
박정환 9단은 현재 33개월간 국내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자타 공인 ‘한국 바둑 1인자’다. 물론 이 대국을 둘 때인 올 1월 18일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올해 그는 딴 사람처럼 변신했다. 응씨배 결승 진출을 비롯해 국제대회에서 15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1국이 열리는 응씨배 결승 성적에 따라 그가 세계 1위에까지 오를 수 있는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59기 국수전 도전기에서 이미 2패를 당한 도전자 조한승 9단이 3국에서 들고 나온 건 뜻밖에도 최근 거의 두지 않는 삼연성 포석. 기분 전환을 하려는 조 9단의 각오가 엿보인다. 박 9단은 흑 15 때 A나 B 같은 평범한 응수 대신 16으로 거꾸로 응수를 묻는다. 흑의 대응에 따라 삼연성 포석 파해법을 찾으려는 것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