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운영 ‘6기 아빠단’, 오프라인 모임서 노하우 공유
7월 27일 서울 마포구 프리미엄라운지에 모인 ‘100인의 아빠단’ 참여 남성들이 책 읽어 주기 요령과 놀이 도구 만들기 등 육아 정보를 놓고 질문과 답변을 이어 가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아빠가 책을 읽어 주는 것은 놀이 중 하나일 뿐이에요. 독서를 싫어한다고 ‘우리 애가 적성에 안 맞는구나’라고 조급해하지 마세요. 아이 인생은 길어요. 익숙해질 때까지 놀이하듯 하면 됩니다.”
초보 아빠 30여 명이 육아에 대한 질문과 대화를 이어 갔다. 웃음이 넘쳤고, 때론 진지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 프리미엄라운지. ‘100인의 아빠단’(이하 아빠단) 6기의 첫 번째 오프라인 모임이다. ‘아빠단’은 초보 아빠들의 육아 동아리. 보건복지부는 저출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남성이 육아, 가사를 돕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고 2011년부터 남성에게 육아에 장려하는 ‘아빠단’을 운영해 왔다.
‘아빠단’은 매주 아이와 함께할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첫 번째 미션은 하루 10분씩 아이에게 책 읽어 주기. 2세 딸을 둔 언어치료사 김태규 씨(32)는 “평소 학부모에게 아빠 목소리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라고 수없이 강조했죠. 그런데 막상 전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준 적이 없더라고요”라며 “3일간 책을 읽어 주니 이제는 아이가 책을 갖고 다가와 나를 쳐다본다”며 웃었다.
대기업 직원 윤영수 씨(38)는 10년간 앞만 보고 달렸다. 이어지는 야근과 주말 근무, 출장을 다니다 보니 어느덧 9, 6세가 된 두 딸은 아빠를 어색해했다. “과감하게 3월에 육아휴직을 냈어요. 사회적 시선, 커리어에 대한 욕심과 걱정이 컸지만 용기를 냈어요.”
윤 씨는 육아휴직 후 요리부터 배웠다. 육아와 거리가 먼 삶을 살다 보니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 그가 ‘아빠단’에 들어온 이유다. 윤 씨는 “놀이를 연구하고 함께하니 이제는 아이들이 ‘학교 안 가고 아빠랑 놀고 싶다’고 한다”며 웃었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는 놀이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종이 박스를 오려 기타를 만들어 보세요. 캔으로 드럼을 만들어서 악기 연주도 하고요. 재활용품을 활용한 놀이가 좋습니다.”
“저는 아버지와 놀았던 추억이 없어요.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내 아이와는 놀아 주자고 다짐했죠. 하지만 바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아버지를 닮고 있었어요. 이제는 아들이 매일 7시면 ‘아빠 빨리 함께 놀아요’라고 전화를 해요. 행복한 경험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2시간의 첫 모임. 집으로 돌아가는 아빠들의 얼굴에 ‘아이와 함께할 시간’에 대한 기대로 웃음이 번졌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