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장소에서의 다양한 공연… 고급 문화예술 생활속으로 성큼
25일 밤 서울 마포구 동교로의 ‘브레드랩’에서 열린 빵집 콘서트. 첼리스트 예슬(마이크 든 이)이 공연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루비뮤직 제공
정신없이 빵을 먹다 종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25일 밤 서울 마포구 동교로의 한 건물 2층 빵집 ‘브레드랩’. “자, 모두들 모이세요. 이제 콘서트가 시작됩니다.” 진행을 맡은 첼리스트 예슬의 안내에 따라 열 발짝쯤 걸었다. 천장 없는 2층 테라스에 놓인 의자에 앉아 둘러보자 관객은 20명 남짓이다.
25m²쯤 되는 안방 공간 가운데 클래식 기타리스트 고의석 씨가 앉았다.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은 원래 리허설 때도 안 하는데…. 집 앞에 빵 사러 나가는 복장으로 왔어요. 빵집 콘서트래서….” 보조의자로 가득한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부소니 콩쿠르 입상 경력의 피아니스트 이윤수 씨도 반바지 차림으로 드뷔시의 ‘월광’을 연주했다. 작은 사거리에 면해 오토바이 엔진음과 자동차 경적이 연주 소리를 가끔 덮는 것은 옥에 티였다.
기발한 공간이 콘서트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동네 목욕탕 ‘행화탕’(facebook.com/haenghwatang)은 2011년 폐업한 뒤 6월 전시와 공연 공간으로 거듭났다. 17일에는 사비나 앤 드론즈, 휴 키이스 등 대중음악인이 여기서 ‘온통 뿌연 마음’이란 콘서트를 열었다.
29∼31일에는 경기 부천시 삼정동의 폐소각장에서 예술축제가 열린다. 사회적기업 노리단이 만든 멀티미디어·디지털 예술축제 ‘스펙트럼 신디캣’이다. 프랑스 낭트의 예술 센터 ‘스테레오룩스’와 노리단이 함께 멀티미디어 창의 워크숍, 전시, 콘서트, 인터랙티브 게임을 펼쳐낸다. 29, 30일에는 밴드 루디스텔로, 할로우잰, TMI, 무지개의 공연이 열린다. facebook.com/noridan.org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