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메가 패치’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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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8개월 때 임산부 배려석 앞에 서 있는데도 안 비켜준 개저씨(‘개’와 ‘아저씨’의 합성어).”
지하철과 버스의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남자들의 모습을 공개하는 소셜미디어 페이지인 ‘오메가 패치’에 한 익명의 제보자가 올린 글이다. 이 제보자는 당시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다는 남성의 모습도 신체 일부가 드러나게끔 촬영해 공개했다.
지난달 30일 개설된 인스타그램 계정 ‘오메가 패치’에는 4일 현재 170건 이상의 제보가 게시됐으며 팔로워는 3900여 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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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페이지 올라온 게시물 중에는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남성의 신체 일부만 촬영한 사진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들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 페이지를 접한 일부 누리꾼은 “노약자 배려석과 마찬가지로 어디까지나 ‘배려’라는 취지의 권고사항일 뿐인데, 지키지 않았다고 얼굴까지 공개할 수 있느냐”며 “(해당 페이지의 운영자가)명예훼손으로 처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신하지 않은 여성이 앉을 때는 어떻게 아는가, 또 몸이 불편한 남성이 앉을 수도 있지 않느냐”는 누리꾼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일부는 “페이지의 내용이 도를 넘었다”면서도 “임산부들을 위해 배려석을 비워두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5월부터 서울메트로는 ‘임산부 배려석 비워두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앞서 서울메트로는 ‘임산부 배려석 양보’ 캠페인을 실시했으나 양보하는 분위기가 정착하지 않자 ‘비워두기’로 내용을 변경했다.
어떤 누리꾼은 “임신하지 않은 여성, 몸이 불편한 남성이 앉을 수도 있다는 주장은 임산부 배려석의 기본 취지를 흐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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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