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독재체제 마무리]과거 주석도 최고인민회의서 선출 국방위 확대… 내각기능도 흡수… 김여정 최고인민회의 첫 등장 조평통, 공식기구로 격상 주목
‘국가 주권의 최고정책적 지도기관’으로 만들어진 국무위원회는 기존 ‘선군정치’의 상징적 존재였던 국방위원회의 기능보다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봉주 총리가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된 데다, 새 헌법에 국무위원회는 ‘최고정책적 지도기관’, 내각은 ‘행정적 집행기관’으로 명시해 상하관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런 점에서 내각 42개 부처까지 모두 흡수했을 가능성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당에 이어 국가기구에서도 김정은 시대의 권력구조를 형성했다”며 “국무위원회는 종합적 정책결정기관의 면모를 갖췄고 ‘정상 국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은 “국무위원장은 1972년 김일성이 사회주의헌법 제정을 통해 선출된 국가주석직과 명칭은 다르지만 사실상 거의 유사한 직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하는데 이 역시 기존 주석제와 동일하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국가 공식기구로 격상시킨 것도 눈길을 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의 정령에 따르면 조평통은 공화국 조평통이라고 규정돼 있어 인민무력부나 국가안전부와 맞먹는 급의 독립기관으로 크게 지위가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존 노동당 통전부 산하 외곽기구로 대남창구 역할을 해왔던 조평통 서기국은 폐지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당 대회를 통해 제시했던 통일 과업 관철에 조평통을 활용하려는 것이며, 통일전선(통전) 차원의 대남 유화 공세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평통이 국가기구가 되면 과거 남북회담 때마다 논란이 되던 수석대표의 격(格)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30일자 노동신문 2면에 실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 공식행사 사진에는 김여정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머리를 뒤로 묶고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여정이 최고인민회의 회의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지만 대의원으로 선출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