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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은 EU 밖으로… 세계경제는 격랑 속으로

입력 | 2016-06-25 03:00:00

英국민투표 예상깨고 ‘EU 탈퇴’… “이민억제-주권회복” 표심 먹혀
‘자충수’ 캐머런 “10월 사임”… EU정상들 “28일 긴급 회담”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결과 단위:%

영국 유권자들이 23일(현지 시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에서 전 세계 지도자와 동맹국의 잔류 바람을 저버리고 EU와의 결별을 선택했다. 영국이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EC)에 가입한 지 43년 만의 일이다. 갑작스러운 영국의 EU 탈퇴 결과에 전 세계 증시가 요동치는 등 충격이 전방위로 확산됐다. 잔류의 뜻을 이루지 못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전격적으로 사퇴를 선언했다. EU 내에서 국내총생산(GDP) 2위, 인구 3위인 영국이 ‘EU 탈퇴’라는 지도에도 없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하면서 세계 질서에 대격변이 예상된다. 군사 강국이자 외교 강국인 영국을 놓친 EU도 나머지 27개 회원국이 동요하지 않도록 균열을 조기에 수습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제니 왓슨 영국 선거관리위원장은 24일 오전 “영국은 EU를 떠나기로 투표했다”고 선언했다. 이날 영국 382개 투표센터에서 개표를 완료한 결과 탈퇴가 51.9%, 잔류가 48.1%인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투표율은 1992년 총선 이후 가장 높은 72.2%였다.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결과 단위:%

국민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여론조사는 52∼54%가 잔류를 지지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탈퇴가 126만 표를 더 얻으며 승리했다. 특히 저소득층과 저교육층에서 탈퇴 의견이 쏟아져 이민자로 인한 일자리 상실 우려가 표심의 향방을 갈랐다.

EU 잔류 진영을 이끌었던 캐머런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관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월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은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고 EU 탈퇴 협상은 새 총리 아래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의 ‘10월 퇴진’ 발표로 영국의 EU 탈퇴 협상 개시는 상당 기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아울러 누가 후임 총리가 될지도 관심사가 됐다. 탈퇴 진영을 이끌어 유력한 차기 총리감으로 꼽히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이날 “전 세계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게 됐다”며 “EU는 더 이상 우리나라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EU가 27개 회원국의 통합을 유지하는 한편 더 이상의 EU 탈퇴를 막겠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중 캐머런 영국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브렉시트 이후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EU 순회의장국인 네덜란드 마르크 뤼터 총리 등 EU 고위 관계자들은 24일 긴급회의를 했다. EU 정상들은 28일 회담을 갖고 브렉시트 대책회의를 연다.

런던=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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