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 모두에 기체 부품을 납품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은 이들의 경쟁 사이에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에어버스와 보잉이 성장하면서 이 두 회사 항공기의 날개를 책임지고 있는 두 국내 업체도 관련 매출이 연 25%씩 늘며 ‘고공비행’하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KAI는 올해 민수(民需) 분야 중 기체부품 사업 매출만 1조3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9932억 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인데, 2012년만 해도 매출이 5094억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4년 만에 2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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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에어버스에 납품하는 A320 기종의 샤크렛 부품. 날개 끝 부분에 달려 항공기의 연료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부품을 부산 강서구 대저동 테크센터에서 생산한다. 대한항공 제공
이 업체들의 기체부품 매출이 급성장하는 배경에는 전 세계 항공기 시장의 급성장이 있다. 항공시장이 성장하면서 에어버스와 보잉은 매년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수주경쟁을 펼치고 있다. 각각 이미 9∼10년 치 일감인 5000여 대의 수주잔액을 확보해둔 상태다.
앞으로도 이런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잉 상용기 부문의 랜디 틴세스 마케팅 부사장은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항공기 이용자 수가 늘고 있다”며 “향후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3만8000여 대의 민항기가 추가로 투입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경남 사천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 내 에어버스 A321 기종 부품 조립라인 전경. KAI의 기체구조물사업 분야 매출은 올해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두 국내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부품은 항공기 날개와 문(도어) 그리고 일부 동체다. 특히 날개 관련 부품이 많은데 날개 골격인 ‘윙립’과 날개 끝 수평구조물인 ‘윙팁’, 날개 끝 수직 구조물인 ‘윙렛’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날개의 길이를 늘이고 저항력을 줄여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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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관계자는 “에어버스의 차세대 항공기인 A350XWB의 경우 KAI가 개발단계부터 위험관리파트너로 공동 참여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A320 부품의 경우 당초 영국 기업에 배정됐던 물량을 가져오는 바람에 현지 언론에서 이를 조명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