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유승민 복당’ 내홍 증폭
‘사퇴 압박’ 착잡한 권성동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의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비박(비박근혜)계 권성동 사무총장(가운데)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가 끝난 뒤 착잡한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칩거 나흘 만에 당무에 복귀한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권 총장은 “비대위 의결 없이는 물러날 수 없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모두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 ‘권성동 경질’ 내홍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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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김영우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이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려 하자 즉각 “발언권을 달라”며 “권 총장의 경질이 비대위의 복당 승인과 연계된 것이라면 이는 비대위의 자기부정이자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의원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해임 의결을 하지 않는 이상 총장직은 유지된다”며 힘을 실었다.
친박계 의원 26명은 이날 오후 모여 다시 한 번 권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이른 시일 안에 의원총회를 열어 정진석 원내대표가 일련의 사태(복당 승인 과정)에 대해 경위를 설명하고, 복당 의원들은 당 화합을 위한 견해를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 극한 혼란에 빠진 새누리당
표면적으로 비박계는 ‘버티기’로, 친박계는 ‘압박하기’로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속으론 양쪽 모두 난감한 상황이다. 한 비박계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이 경질 방침을 밝혔는데 권 총장은 명분상 자진해서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없던 일로 하면 혁신을 위해 모셔온 김 위원장의 권위가 추락하면서 당의 모양새가 우습게 돼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김 위원장이 새 사무총장을 인선하려면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해야 한다. 이 경우 비박계 비대위원은 “‘권성동 해임안’부터 의결하라”고 맞설 공산이 크다. 권 총장 해임을 놓고 또다시 복당 문제처럼 무기명 투표를 하게 되더라도 양 계파 모두에 부담이 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당직자 해임을 표결로 처리한 전례가 없다”고 했다. 정치적 결단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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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영 gaea@donga.com·이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