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까워지는 北-中
김정은, 체육기자재공장 방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체육기자재공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2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언제 방문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중국은 북한이 내민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면 ‘북한 껴안기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런데도 한국의 대응은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용이 중국으로 떠난 지난달 31일 외교부·통일부 당국자는 “당 대회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당 대 당 차원의 관례적 교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수용 방중 사실도 사전 통보를 받았다고 간접적으로 시사하면서 북-중 관계가 급격히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은의 방중은 북-중 관계 회복의 상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용의 방중이 김정은 방중의 길 닦기가 된다면 한국의 북핵 외교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한국 외교가 움직일 공간이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톈안먼(天安門) 망루에 올랐던 박 대통령의 대중 외교를 재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의 대북 정책은 늘 ‘미국 팩터’에 의해 결정된다”며 “주요 2개국(G2) 간 갈등 관리에 따라 북-중-러 삼각동맹 복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핵에 관한 전향적인 입장 표명 없이 김정은의 방중이 성사되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다만 비핵화라는 목표로 나아가려면 대화가 필요하다는 게 중국 입장이므로 한미일이 주도하던 국면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이날 이수용이 2박 3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했다. 북한은 고위급 인사 교류 및 신압록강대교 개통, 개성∼신의주 고속철도 건설 인프라 협력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