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NGO 콘퍼런스에 ‘새마을 세계화 특별 프로그램’ 마련
르완다 카모니 지역에 자리한 기호궤 마을 주민들이 늪지를 개간한 논에서 일하고 있다. 이곳은 2011년 새마을 시범마을로 지정돼 논농사를 시작하면서 기존 옥수수 농사에 비해 소득이 8배가량 늘었다. 새마을세계화재단 제공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시 하이코(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6차 유엔 비정부기구(NGO) 콘퍼런스의 새마을 세션(특별활동)에 참가한 필리핀 엔더런대 에르윈 리자론도 교수는 “필리핀의 경우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농촌 발전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마을 세계화 특별 프로그램은 콘퍼런스를 주최한 유엔 공보국(DPI)의 승인을 거쳐 마련됐다.
○ 지구촌에 스며드는 ‘새마을운동(SMU)’
새마을운동은 이번 프로그램에서 ‘SMU(Saemaul Undong)’로 공식 표기됐다. 운동을 무브먼트(Movement)가 아니라 ‘Undong’으로 나타내는 것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국제사회에서 보편적 가치를 갖는 시민운동으로 공유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가나에서 NGO 활동을 하고 있는 조엘 안도 씨(30)는 “새마을운동의 교육적 의미를 잘 알게 됐다”며 “우리나라 농촌 발전을 위해 새마을운동은 적합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엔 ‘지속가능 개발목표’(SDGs)의 본보기
새마을 세계화가 유엔 차원의 공감대를 넓히는 이유는 새마을 시범마을 조성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잘살기 성과를 보여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마을 세계화가 유엔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지구촌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지속가능 개발 목표’에 적합한 모델이라는 평가이다. 크리스티나 갈라치 유엔 사무차장도 개회사를 통해 이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경북도는 2005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시범마을 조성을 비롯해 공직자 등 연수와 같은 활동을 10년 넘게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새마을 세계화가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의 빈곤을 이겨내는 효과적인 본보기가 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08년 이후 수차례 새마을운동을 국제사회에 확산해 줄 것을 경북도에 요청했다.
경북도와 새마을세계화재단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와 ‘새마을 인연’을 맺는 국가는 100여 곳을 넘어섰다. 인도네시아와 세네갈에는 새마을운동연구소가 설립됐으며 더 확대할 계획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새마을 세계화가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를 위한 유익한 방법이라는 국제사회의 평가에 가슴이 뛴다”라며 “새마을로 지구촌이 어깨동무를 할 때 대한민국의 국제적 좌표도 훨씬 선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