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장중 105엔대 중반 하락… 日銀총재 “필요하다면 대응” 美재무장관은 개입자제 촉구
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장중 한때 달러당 105엔대 중반까지 하락(엔화 가치는 상승)하며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최근 일주일 동안에만 6엔가량 떨어졌다. 엔화 강세로 기업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면서 연휴가 끝나고 6일 문을 여는 일본 증시도 폭락이 예상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필두로 한 일본 당국자들은 일제히 엔화 강세를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급격한 환율 변경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 중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도 “만약의 경우 외유 중에도 개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고,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도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일본이 함부로 개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105엔도 조만간 무너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분석에 따르면 환율이 105엔대에서 머문다고 가정할 경우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주요 수출기업 25곳의 이익은 1조7500억 엔(약 18조9000억 원)이나 감소한다.
일각에선 아베노믹스로 돈을 풀기 직전 수준인 달러당 90엔까지 내려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 승인 없이 일본 정부가 단독으로 시장 개입을 하더라도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