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개막 발레 ‘세레나데’ & ‘봄의 제전’ 주역 박종석
발레리노 박종석은 “언젠가는 수석무용수로 올라가 진짜 남자다운 느낌을 주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국립발레단의 코르드발레(군무) 단원인 박종석(25)은 지난달 열린 발레 ‘라 바야데르’에서 창지기 역할을 맡았다. 40분 동안 무대 위에서 창을 들고 ‘가만히’ 서 있었다. 1개월 뒤 반전이 일어났다. 29일∼5월 1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발레 ‘세레나데’&‘봄의 제전’에서 주역을 꿰찬 것. 주역을 군무 단원이 맡은 것 자체가 파격이다. 게다가 그는 지난해 12월 오디션을 거쳐 올해 1월 발레단에 입단한 신입이다.
‘세레나데’는 신고전주의의 창시자인 조지 발란신의 안무에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함께한다. 이 작품의 저작권을 가진 조지 발란신 트러스트 재단의 트레이너가 한국을 방문해 무용수들의 연습을 보고 그를 주역으로 발탁했다.
그는 국립발레단에서는 신입이지만 국내외 유명 발레단에서 활동했던 무용수다. 중학교 3학년 때 미국 유명 발레학교인 워싱턴 키로프 발레학교로 유학을 간 뒤 워싱턴 발레단, 펜실베이니아 발레단에서 5년간 활동했다.
“‘세레나데’는 저에게 인연이 많은 작품이에요. 미국에서 활동할 때도 ‘세레나데’ 덕분에 솔리스트로 승급할 수 있었어요. ‘세레나데’만 6차례 정도 공연했던 것 같아요.”
그는 국립발레단의 간판 스타인 수석무용수 김지영(38)과 호흡을 맞춘다. 김지영은 현재 국립발레단 단원 중 최장수 무용수다. “처음에는 하늘과 같은 대선배와 파트너가 돼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막상 연습을 같이 해보니 누나가 굉장히 잘해줘서 부담을 덜었죠.”
‘세레나데’는 줄거리 없이 음악에 정확히 몸짓을 맞춰야 한다. 줄거리에 따라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다른 작품과는 다르다. 그는 오히려 그 점이 더 좋았다. “음악에 따라 제 감정을 표출할 수 있어 좋아요. 특히 조지 발란신이 말한 ‘음악을 보고 춤을 들어라’라는 말을 가장 좋아하는데 저도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보일 정도로 흠뻑 빠져들고 싶어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