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끌려가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을 동료들 생각에 마음이 찢어진다.” “우리는 부모와 조국, 김정은 수령님을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다.” 앵무새처럼 뇌는 모습이 짠해 보였다. 동무들은 한국으로 도망가고 갑자기 중국에서 북한으로 끌려 들어와 불안과 두려움으로 속이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이들도 중국에서 한류 드라마를 보며 한국을 동경했지만 북에 남아 있는 부모형제가 마음에 걸려 탈북을 포기한 여성들일 게다.
▷수석종업원이라 밝힌 최혜영이란 여성은 “지배인이 나에게만 남한으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 탈북 여성은 “이 대목을 들으며 ‘보위부가 적어준 대사를 읽고 있구나’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게 사실이라면 남한행을 알면서도 목숨 걸고 막지 않은 최 씨는 당장 수용소로 끌려갔을 것이다. 다른 탈북 여성은 “종업원들이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았다는 것도 널리 알려졌으니 사상 검증과 갖은 조사로 1년 이상 고초를 겪을 것”이라며 “기자회견 뒤에는 낙인이 찍혀 농촌으로 쫓겨 가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 했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