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타격으로 이기는 야구 대신 실점 최소화 전략
넥센 염경엽 감독은 4~5월, 초반 레이스를 두고 ‘전쟁’이라고 했다. 순위 판도를 가를 수 있는 두 달 동안 어떻게든 버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넥센은 시즌 개막 전만 해도 강력한 ‘꼴찌 후보’였다. 타선에서는 1년 전 강정호(피츠버그)에 이어 ‘홈런왕’ 박병호(미네소타)마저 메이저리그로 갔고, 중심타선을 든든히 지켜주던 유한준(kt)도 FA(프리에이전트)로 팀을 떠났다. 마운드에선 마무리 손승락(롯데)이 FA 이적했고, 한현희의 팔꿈치 수술에 이어 조상우마저 수술대에 올랐다. 최하위 후보라는 예상이 나올 만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염 감독은 “현재 우리 목표는 ‘버티기’다. 다른 팀은 몰라도 우린 떨어지면 올라올 힘이 없다. 지금 인원으로 계속 야구를 해야 한다. 두 달의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윤)석민이는 전쟁이 끝나야 돌아온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넥센은 내야수 윤석민을 제외하면 전력 이탈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 전력이 거의 ‘베스트’다. 5월까지 두 달간의 승부에서 어떻게든 상위클래스에 붙어 있어야 가을야구를 기약할 수 있다. 염 감독은 “두 달 동안 버티면서 우리 힘을 길러야 한다. 캠프 때부터 우리 야구를 바꾸려 했다. 그동안 우린 3점을 주면 5~6점을 뽑아서 이기는 야구를 했다. 그러나 이제 방망이로 하는 야구가 안 되니 실점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캠프 때부터 수비 위주로 팀을 훈련시킨 이유다.
‘방망이’로 점철되던 그동안의 넥센 야구는 기로에 서있다. 과거와는 다른 야구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나온 불가피한 변화다. 아직까지는 과정에 있다. 20일 문학 SK전에서도 수비 실책 3개로 승리를 헌납하고 말았다. 넥센이 염 감독의 바람대로 ‘버티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