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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셰퍼드 “‘유전무죄 무전유죄’ 이야기… 한국관객도 공감할 것”

입력 | 2016-04-12 03:00:00

뮤지컬 ‘데드 독’ 한국무대 올리는 英 니하이시어터 극단 창립자 마이크 셰퍼드




영국 연극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의 예술감독 에마 라이스와 함께 니하이시어터의 예술감독으로 36년간 활동해 온 마이크 셰퍼드. 그는 국내 초연하는 ‘데드 독’에 대해 “인간과 권력이 타락해 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생동감 있게 그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창의적 무대로 세계 관객을 사로잡은 영국 유명 극단 니하이시어터(Kneehigh Theatre)가 처음으로 내한공연을 갖는다.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의 기원이 된 ‘거지 오페라’(1728년 초연)를 새롭게 해석한 뮤지컬 ‘데드 독’(원제 Dead Dog in a Suitcase)을 통해서다.

2014년 처음 무대에 오른 이 작품은 그해 영국 전국 투어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당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작품을 ‘올해의 10대 공연’으로 꼽았다.

니하이시어터의 창립자이자 예술 감독인 마이크 셰퍼드(63)를 최근 e메일로 만났다. ‘데드 독’의 연출가인 그는 “최근 콜롬비아에서 공연을 마쳤고 지금은 극단 본거지인 영국 콘월로 돌아와 한국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단원 모두 창단 36년 만에 한국 관객에게 니하이시어터 작품을 처음 소개한다며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의 뮤지컬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셰퍼드는 “1728년 영국 작곡가 존 게이가 쓴 발라드 오페라 ‘거지 오페라’의 급진적인 현대판”이라며 “시끌벅적한 분위기의 이 작품은 모든 규칙을 깨뜨린다”고 설명했다. 실제 ‘데드 독’은 뮤지컬과 연극의 중간 지점에 서 있다. 음악 위주로 대사를 풀어가는 뮤지컬과 달리 연극 장면 사이에 노래가 양념처럼 추가된 음악극에 가깝다. 포크 발라드, 디스코, 힙합, 펑크, 뉴웨이브, 헤비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고, 영국의 전통 인형극 형식을 차용한 기발한 무대는 다른 뮤지컬과 차별성을 띤다.

영국 니하이시어터의 첫 내한공연 뮤지컬 ‘데드 독’. 2014년 초연 당시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별 4개(만점 5개)를 주며 ‘이 작품을 다시 보라고 한다면 쏜살같이 달려가겠다’고 평했다. LG아트센터 제공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거지 오페라’는 영국 귀족사회를 뒷골목에 비유해 신랄하게 풍자하고 런던 하층민의 삶을 익살스럽게 그려 초연 당시 큰 성공을 거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푼짜리 오페라’ 역시 거지 오페라를 원작으로 한 번안극이다.

하지만 셰퍼드는 원작에 대해 “거지 오페라를 각색하기로 결정했을 때 솔직히 전혀 끌리지 않았다”며 “원작이 약간 가볍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의 마음을 180도 돌린 건 ‘데드 독’의 대본을 맡은 작가 칼 그로즈와의 작업이었다. 셰퍼드는 “그로즈와 함께 존 게이의 원작과 브레히트의 번안극을 심층 분석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약점을 보완하는 부분 각색이 아니라 아예 현 시대에 맞게 새롭게 만들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후 ‘데드 독’은 원작의 뼈대만 남긴 채 배경을 현재로 옮겨왔다. 시대에 맞는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을 유쾌하게 그렸다.

“대기업과 부패한 시스템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이야기합니다. 한국 관객들도 먼 나라 영국 이야기가 아닌 자신들의 이야기로 공감할 겁니다.”

공연은 21일부터 24일까지 LG아트센터. 4만∼8만 원. 02-2005-0114









:: 데드 독을 만든 화려한 제작진 ::

칼 그로즈(작가)=영국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 영국 국립극장 등과 주로 작업하는 영국 유명 극작가

찰스 헤이즐우드(음악감독)=2005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유-카르멘 에카옐리차의 음악감

에타 머핏(안무)=발레 백조의 호수 의 안무가 매슈 본의 무용단 뉴 어드벤처스의 창립자이자 부예술감독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