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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 위 동창회… 씩~ 웃은 신수, 엉덩이 툭 친 대호

입력 | 2016-04-07 03:00:00

초등 절친 추신수-이대호… 고교 졸업 이후 첫 맞대결




텍사스의 추신수가 6일 경기에서 8회말 시애틀 4번 타자 넬슨 크루스가 때린 안타를 손으로 잡고 있다. 추신수는 이날 3차례 출루하며 출루머신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댈러스 모닝뉴스 홈페이지 캡처

《부산 수영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함께 야구를 하던 동갑내기 ‘절친’ 추신수(34·텍사스)와 이대호(34·시애틀)가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6일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경기에 추신수는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이대호는 8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고교 졸업 후 16년 만에 상대팀 선수로 같은 그라운드에서 만난 두 선수의 이날 대결은 메이저리그에서 국내 야수가 선발 출전해 벌인 첫 맞대결이기도 했다.》









반가운 만남-아쉬운 타격


추, 3번 출루… 1루에서 2번 만나 두선수 나란히 무안타, 李7회 교체






오승환 1이닝 퍼펙트



피츠버그전 6회 동점상황서 등판… 공 12개로 3타자 모두 KKK 처리




○ 1루서 2번 만나

추신수와 이대호는 이날 1회말 1루 베이스에서 처음 만났다. 몸에 맞는 공으로 1루를 밟은 추신수는 1루를 지키고 있던 이대호를 보자 고개를 숙인 채 웃음을 보였다. 이대호도 추신수의 엉덩이를 손으로 가볍게 쳤다. 5회말에도 추신수가 볼넷을 골라내면서 이날 1루 위의 두 번째 동창회가 열렸다.

만남의 기쁨에 비해 결과는 아쉬움이 남았다. 두 선수 모두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하며 나란히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추신수는 3회말 3루로 날카롭게 밀어 친 타구가 상대의 호수비에 막혔고, 이대호는 4회초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날아갔다. 그래도 추신수는 이날 몸에 맞는 공 1개와 볼넷 2개로 3차례 출루하고, 도루도 1개 기록했다. 7회초 무사 1루에서 대타로 교체된 이대호는 경기 후 “신수가 나오니까 좀 어색하더라. 어렸을 때 청백전 하던 느낌도 난다고 하니 신수가 웃더라”고 말했다. 경기는 시애틀이 10-2로 이겼다.

텍사스의 추신수가 6일 경기에서 8회말 시애틀 4번 타자 넬슨 크루스가 때린 안타를 손으로 잡고 있다. 추신수는 이날 3차례 출루하며 출루머신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댈러스 모닝뉴스 홈페이지 캡처

추신수와 이대호는 25년 전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만났다. 당시 학교 야구부에서 뛰던 추신수는 덩치가 큰 이대호가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을 보고 야구부 입단을 권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부터 두 선수는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만났다. 특히 고교 때는 부산의 야구 명문 경남고(이대호)와 부산고(추신수)를 대표하는 선수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대회에서 두 선수는 맞대결 운이 없었다. 대한야구협회에 따르면 두 선수가 고교 1학년이던 1998년 부산고와 경남고가 청룡기 준결승, 화랑대기 준결승에서 맞붙었지만 두 선수의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추신수는 1번 타자에 투수, 1루수 등으로 나섰지만 이대호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후 부산고와 경남고는 두 선수가 졸업할 때까지 전국 대회 부산예선에서 맞대결을 했지만 당시 경기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고교 졸업 후 지역연고팀 롯데에 1, 2차로 나란히 지명되면서 두 선수는 6년 만에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을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추신수가 미국 무대에 도전하면서 다시 다른 길을 걷게 됐다. 그런 둘 사이의 끈을 항상 이어준 것은 국가대표팀이었다.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대회를 비롯해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까지 두 선수는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맹활약했다.

○ 오승환, 무결점 완벽투

‘돌부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은 이날 피츠버그와의 경기에서 1이닝 3탈삼진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2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 행진을 벌였다.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오승환은 5-5로 맞선 6회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2개의 공으로 상대 팀의 8, 9, 1번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앞서 4일 개막전 경기에서 초구에 포수 뒤로 빠지는 폭투를 던지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오승환은 이날 평소대로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슬라이더의 예리함이 돋보였다. 1번 타자 존 제이소의 허를 찌르며 공 3개로 삼진을 잡기도 했다. 오승환의 활약에도 세인트루이스는 11회 연장 끝에 5-6으로 역전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한편 LA 에인절스의 최지만(25)은 이날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9회초 좌익수 대수비로 출전해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